갑상선 진료를 중에 많은 환우님들이 궁금해 하시지만, 제 견해를 말씀드리는 것이 오히려 손해인 경우들이 있습니다.
1. 수술을 어떻게 할 것인가? 반절제가 나은가 전절제가 나은가? 절개술이 나은가 로봇 수술이 나은가?
- 저희 병원에서 갑상선암이나, 수술이 필요한 종양으로 진단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제가 수술을 하지 못하는 의사다보니, 환우님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수술이라고 생각되면, 그 뒤엔 어쩔 수 없이 상급병원으로 전원해 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환우님들은 "수술을 어떻게 할 것인가? 반절제가 나은가 전절제가 나은가? 절개술이 나은가 로봇 수술이 나은가?" 이런 질문을 제게 하시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런데 저는 이 질문에 대해서 한사코 제 견해를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그것은 귀찮거나 무관심해서가 아닙니다. 저는 제 견해를 밝히지 않는 것이 환우님을 위한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이상한 말처럼 들리시겠지만요..
- 수술을 어떻게 할지는 수술할 의사가 결정하고 그 결과를 책임져야 할 일입니다. 야구 감독이 투수를 바꿀지 말지 정하는 일, 요리사가 소금을 넣을지 간장을 넣을지 정하는 일, 화가가 점을 찍을지 선을 그릴지 정하는 일, 가수가 진성을 쓸지 가성을 쓸지 정하는 일, 선생님이 학생에게 칭찬을 할지 야단을 칠지 정하는 일.. 모두 고독한 결정입니다. 그 결정에는 책임이 따르며, 모든 결정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 구단주는 투수를 바꿀지 말지, 한 게임에서도 수 없이 벌어지는 이 모든 결정을 현명하게 내리기 위해, 거액의 연봉을 주고 믿을 만한 감독을 선임합니다. 좋은 구단일수록 감독의 결정을 믿고 지지합니다. 감독을 고를 때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지만, 한번 선임된 감독에게 밤놔라 대추놔라 하지 않습니다. 환우님들은 구단주입니다. 구단주께서 하실일은 좋은 의사를 찾아 진료를 맡기는 것이지, 수술을 어떻게 할지 공부하는 것이 아닙니다.
- 저는 지금까지 환우님을 진료했던 의사이지만, 수술을 의뢰하는 의사로서, 수술을 맡으실 의사에게 함부로 제 견해를 전달하고 싶지 않습니다. 환우님께 불필요한 선입견을 만들어드려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환우님께서 믿을만한 의사를 만나 믿고 치료를 의뢰하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저는 수술 방법에 대한 제 의견을 드리지 않습니다.
- 그러나 수술 방법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은 환우님도 갖고 계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 홈페이지의 다른 글에 기록해 두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링크열기).
2. 결절이 몇 mm 인가? 결절이 몇개인가?
- 정말 별것도 아닌 궁금증인 것 같지만, 이것도 너무 집착하시는 분들께는 해로운 정보가 됩니다.
- 결절이 몇개인지? 결절이 몇 mm 인지는 병원마다, 의사마다, 측정자마다 다 조금씩 오차가 발생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성격이 예민하신 분들은 소수점 이하까지 몇 mm 인지 외우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그런분들께는 특히 이 정보는 독이 됩니다.
- 실제로는 측정오차를 감안하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 점들을 다 감안하여 진료 방침을 결정하는데, 민감한 분들은 몇 mm 인지 문의하고 조금이라도 차이가 나면 의아해 하시고, 그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의사의 결정을 의심하시고 그럽니다.
- 혹은 갯수도 마찬가지 입니다. 갑상선 안에는 수도 없이 많은 작은 결절들이 있습니다. 너무 의미없는 결절을 카운트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서 결절의 갯수는 아주 큰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아주 조그만 것까지 다 세는 의사가 더 훌륭한 의사이고 작은건 무시하는 의사는 무심한 의사일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별것 아닌건 무시하는 의사가 더 실력있는 의사인 경우가 많습니다. 몇 mm 인지 민감해 하시는 분들과 마찬가지로 혹이 몇개인지를 민감하게 여기시는 분들은 의사와의 관계가 불편해 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혹이 몇mm 인지, 혹이 몇개인지 따지시는 것보다는 지금 내가 진료 받고 있는 의사가 믿을만한 사람인지를 따시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바로 위에서 말씀드린것처럼 구단주는 믿을만한 사람을 감독으로 대려다 앉혔으면 세세한 운영은 믿고 맡겨야지 일일히 간섭하면 안되는 것과 같은 원리가 바로 여기에서도 적용됩니다.